아날로그 감성이니 뭐니 그런거와 전혀 관계없이 도대체 필름카메라가 뭔지 좀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유나엄마의 허락을 받고 인터넷쇼핑몰에서 15만원에 캐논 EOS-5를 장만했다. 언뜻 보면 5D로 보이나 절대 오두막이 아니라 필름카메라 EOS-5.
인터넷 검색으로 싸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캐논 EF 렌즈들을 사용할 수 있는 필름카메라를 찾던중 예전 필름카메라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공부했다고 여기저기에 쓰여져 있는 것을 보고 가격도 이정도면 무리가지 않겠다 싶어서 3개월할부로 장만~~~
별문제가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제대로 카메라 기능을 하는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24장짜리 필름1롤에 이것저것 찍어서 사진관에 인화를 맡겼다. 디지털카메라라면 그냥 이것저것 찍어보고 파일로 빼보고 기능들 작동해봐서 확인해보면 되겠지만, 이놈의 필름카메라는 특별한 기능은 확인해볼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기능인 사진이 찍히는가를 바로 확인해 볼수가 없다.
헉~~ 그런데 사진관에 맡긴 필름을 인화하는데, 토요일날 찾으러 오라네. 오늘이 수요일인데, 3일이나 걸린다는 얘기. 이유인즉슨, 요즘은 사진관에서 현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멀리있는 현상소에 보내야 하니까 시간이 걸린단다. 컥.. 사진관에서 현상을 못한다니. 무슨 사진관이 그래. 하지만 이해가 될만도.. 요즘 디카로 찍어서 인화를 하니까 필름을 현상할 수 있는 장비를 마련해 놓지 않는단다. 아마도 예전의 암실같은 곳이 없다는 얘기로 이해함. 하여튼 그것은 그렇다 치고.
한번 디카로 인화할 때와 필카로 현상하여 인화할때의 가격차이를 비교해 보기로 했다. 100만원 가까이 하는 디카에 비해 필름카메라는 15만원이었으니까 당연히 필름카메라가 현상,인화비용이 비싼게 당연하겠지만, 어쨌든 현재 장비의 가격이네, 필름으로 찍었을때 디카보다 아날로그 감성이 더 느껴지네 어쩌네 하는 것들은 모두다 논외로 두고 오로지 지금부터 들어갈 가격만 비교해 보겠다.
디카는 그냥 찍으면 모두 파일이니까 그 파일 인터넷인화 사이트에 맡기면 한장에 150원 정도에 택배비 2500원. - 인화비용과 택배비만 필요
그 다음 필름카메라는 필요한 항목이 필름+현상+인화+스캔(이거는 논외로하기로 함 - 1롤 스캔하는데 6천원달라네) - 필름(24판 1롤에 2000원)+현상(1롤에 3000원)+인화(장당 300원)
30~40장 정도만 한다면 별로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1년에 찍을만한 사진으로 계산해보자. 작년기준으로 디카로 찍어서 인화한 사진만 500장 정도 잡고 계산해보자.
디카 - 500장 * 150원 +(2500원(택배) * 5번) = 87500 원
필카 - (20롤 * 2000원) + (20롤 * 3000원) + (500장 * 300원) = 40000 + 60000 + 150000 = 25만원
필름 현상 인화
계산상으로 사진값이 디카보다 필카로 찍었을 때 3배정도 더 든다. 물론 이 수치는 다른것은 모두다 논외로 하고 가격만 따졌으니까 이렇게만 생각할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이런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고 필카가 돈이 많이 드니까 디카로만 찍겠다는 것은 아니다. 뭘로 찍든 내 가족의 아름다운 모습들만 담으면 되는거니까.
하여튼 이정도로 캐논 EOS-5 리뷰아닌 리뷰를 써 본다.
### 필름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보다 대부분의 면에서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필름카메라로 찍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 한가지만 뽑으라면, 필름 카메라는 FF 바디라는 점. 1.6배 크롭바디인 내 디지털카메라로 보지 못했던 광각을 볼 수 있었다. 캐논 16-35 렌즈를 이용하여 디카로 찍을 때는 보지 못했던 광각이 필름카메라에서 펼쳐졌을 때 그 심장의 두근거림. 가지고 있으면서도 보지 못한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볼 수 있게 해준 필름카메라에게 고맙다는 말 전한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주로 광각렌즈를 이용하여 찍어야겠다고 생각되는 장면이 있을 때 필름카메라를 사용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이래서 사람들이 풀프레임, 풀프레임 하는 건가?? 하여튼 필카덕분에 몰랐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